쿠쾅쾅. 갑자기 연구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천장에 달려 있던 형광등이 떨어지며 깨진 조각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전자부품 박스를 얹어 놓은 선반은 힘없이 쓰러졌다.
11월 13일 독일 뮌헨 공항. 뮌헨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왼편으로는 추수가 끝나 텅 빈 누런 들판이 끝없이 이어졌다. 오른편으로는 다채로운 시내 풍경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보안문 4개와 복잡하게 연결된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민간 우주회사 SSL의 조립동이 한 눈에 보이는 뷰룸(View room)이었다. 유리벽 너머에서는 높이가 5m가량 되는 정지궤도위성 조립이 한창이었다.
‘2020년 달 주변을 도는 550kg짜리 궤도선을, 2030년까지 달 착륙선을 보낸다.’ 2018년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제3차 우주개발계획’ 중 달 탐사에 관한 내용이다. 2017년과 2020년에 각각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보내려는 당초 계획보다 상당 기간 뒤로 미뤄졌다.